11/ 8 (토) 바닷가에 대하여
저녁스케치
2014.11.10
조회 613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정호승 시인의 글이었습니다, < 바닷가에 대하여 >



바다가 가장 찬란할 때는 여름이지만,
바다가 전하는 이야기를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때는,
하오의 햇살을 비껴 간,
늦가을의 바닷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만의 바닷가에 가 보세요.
그리고 바다가 전하는 이야기,
그 위로에 조용히 귀 기울여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