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다시는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저녁스케치
2014.10.13
조회 713
요즘 속속,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면서
많은 관심과 축하를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즈음에 발표되는 “이그 노벨상”을 아시는지요?
가상인물인 “이그나시우스 노벨”을 앞세워
만들어진 이그노벨상은,
1991년 하버드대의 괴짜 과학자들에 의해 시작됐는데요
노벨상을 풍자하는 이 상의 목적은 두 가집니다.
과학계의 엄숙주의를 비판하고
엉뚱한 상상을 통해 한번 쯤은 세상을 달리 보자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지요.
이그노벨상의 선정의 기준은 단 하나,
“다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연구”라고 하는데요,
다시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연구인만큼,
수상작들은 독보적이다 못해 엉뚱 발랄합니다.
역대 수상자들의 면면을 볼까요?
'쇠똥에서 바닐라향을 추출하는 방법‘, 화학분야상이구요,
'침구류의 구겨짐 패턴에 대한 연구‘로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구요,
'딱따구리가 두통을 앓지 않는 비결'을 연구해
조류학상을 받은 연구자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평화상으로
'적군이 서로 성적 매력을 느끼게 유도하는 폭탄 연구‘나
‘경보음 대신 와사비 냄새를 이용한 화재경보기’,
‘에펠탑은 오른쪽보다 왼쪽에서 봤을 때 더 작게 보이는 심리’,
등이 상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물리학상을 받은 일본인 교수의 연구가 재밌네요.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 왜 잘 미끄러지는지”,
물리학적으로 분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엉뚱하면서도
다소 쓸모없어 보이기까지 한 이그노벨상,
하지만 이 상의 주인공들은
모두 논문까지 발표한 학자들이구요.
누구보다 진지하게 연구에 임한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개구리 공중부양 실험으로
2000년에 이 상을 탔던 네덜란드 과학자는,
10년 뒤, 진짜 노벨물리학상의 수상자가 되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이그노벨상이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이런 게 아닐까요.
엉뚱한 발상이야말로 과학의 본질이란 사실.
그리고 누구나 한번 쯤은
세상을 거꾸로 보는 재미를 누려볼 것.
물론
“다시 할 수도 없고 따라 해서도 안 되는 시도들”이라 할 지라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