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 (화) 가을 오후
저녁스케치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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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낮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도종환님의 < 가을 오후 >란 글이었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더니 거리의 풍경이 스산해졌어요.
어느새 하나, 둘 낙엽이 뒹굴고,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저녁.
이런 날엔 정말, 가을도 쓸쓸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는 만큼,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것”도 알게 되는 요즘.
따뜻한 마음을 나눠 봅니다. 따뜻한 손길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