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 (수) 단풍을 보면서
저녁스케치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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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설악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야트막한 산이거나 높은 산이거나
무명산이거나 유명산이거나
거기 박힌 대로 버티고 서
제 생긴 대로 붉었다
제 성미대로 익었다

높고 푸른 하늘 아니더라도
낮고 충충한 바위하늘도 떠받치며
서러운 것들, 저렇게 한번쯤
생긴 대로 타오르면 될 거야
제 성미대로 피어보면 될 거야

어린 잎새도 청년 잎새도
장년 잎새도 노년 잎새도
한꺼번에 무르익으면 될 거야
한꺼번에 터지면 될 거야


조태일님의 글이었어요, <단풍을 보면서>..



맞아요.
유명산이 아니면 어떻고,
멀리 떠나지 않으면 또 어때요.
어린 잎새도, 장년 잎새도
한꺼번에 무르익어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시월.
제 존재를 다해 타오르는 가을을,
그 아름다운 마지막을,
시린 마음에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