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 (목) 낙엽
저녁스케치
2014.10.26
조회 508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아까울 때가 있다
그 때가 좋은 때다
그 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 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이생진님의 <낙엽>이란 글이었습니다.



한 장의 지폐보다,
한 장의 낙엽이 더 아깝게 느껴지던 시절,
그러게요.
그 좋은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네요.
색 고운 은행잎 하나, 책갈피에 넣어
고이 말려서 수줍게 건네던..
눈 맑은 그 아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