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2 (월) 볕
저녁스케치
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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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 바닥까지 볕이 든 날 있다
가던 물고기 멈추고 제 그림자 보는 날
하산 길 섬돌에 앉은 그대 등허리도
반쯤 물든 나뭇잎 같아
신발 끄는 소리에 볕드는 날
물속 가지 휘어 놓고
나를 들여다보는
저 고요의 눈



권덕하님의 <볕>이란 글이었습니다.



하늘 맑고 볕 좋은 가을날이면,
세상은 온통, 유리알처럼 맑아집니다.
강물 깊은 바닥도,
내 마음의 깊은 곳도,
말갛게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은 날.
이런 날엔 내 그림자도 유난히 짙어 보이죠.
아프고 상처 많은 저 그림자도, 바로 나인 걸..
맑은 햇살에 가만히 내어놓아 봅니다.
나도, 내 그림자도, 말갛게 씻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