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 (월) 가을이 왔다
저녁스케치
201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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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고 담장을 넘어
현관 앞까지 가을이 왔다
대문 옆의 황매화를 지나
비비추를 지나 돌단풍을 지나
거실 앞 타일 바닥 위까지 가을이 왔다
우리 집 강아지의 오른쪽 귀와
왼쪽 귀 사이로 왔다
창 앞까지 왔다
매미 소리와 매미 소리 사이로
돌과 돌 사이로 왔다
우편함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왔다
친구의 엽서 속에 들어 있다가
내 손바닥 위에까지 가을이 왔다


오규원님의 글이었어요, <가을이 왔다>



어떻게.. 여러분의 가을은 어디까지 온 거 같으세요?
9월엔 가을이 답답할 만큼 더디게 온 거 같은데..
이제 곧 10월 -
가을이 성큼 - 다가온 걸 느낍니다.
단풍 곱게 물든 나무 끝자락에서,
가을비 지나고 깊어진 가을의 향기 속에,
“보고 싶다, 어떻게 지내니 ” 묻는 친구의 문자에 -
어느새 곁에 온 가을이, 미소 짓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