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금) 어떤 날
저녁스케치
2014.10.03
조회 756



어떤 날은
아무 걱정도 없이
풍경 소리를 듣고 있었으면
바람이 그칠 때까지 듣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집착을 버리듯 근심도 버리고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소쩍새 소리를
천천히 가지고 되오는 동안 밤도 오고
별 하나 손에 닿는 대로 따다가
옷섶으로 닦고 또 닦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나뭇잎처럼 즈믄 번뇌의 나무에서 떠나
억겁의 강물 위를 소리없이 누워 흘러갔으면
무념무상 흘러갔으면......



도종환님의 <어떤 날>이란 글이었습니다.



그런 날.. 있죠.
궁금할 거 없이 게을러지고,
무심히 걷고 싶고
바람 따라 마음 흘려보내고 싶은 날...
그래요. 그런 쉼표 같은, 빈 칸 같은 날도 있어야지요.
바쁘게 살다보면, 어떤 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