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목) 시인은
저녁스케치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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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문 열고
단 하나의 말을
찾아 나선 이여

눈 내리는 빈 숲의 겨울 나무처럼
봄을 기다리며 깨어 있는 이여

마음 붙일 언어의 집이 없어
때로는 엉뚱한 곳에
둥지를 트는 새여

즐거운 날에도
약간의 몸살기로
마음 앓는 이여

잠을 자면서도
다는 잠들지 않고
시의 팔을 베는

오늘도
고달픈 순례자여


이해인 수녀님의 글이었습니다, <시인은>




오늘이 568돌을 맞는 한글날인데요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한글과 가장 친하면서도 한글이 어려운 사람.
한글로 먹고, 한글로 꿈꾸는 사람.
그리고 한글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
아마도 시인들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도
시의 팔을 베고 선잠에 들고,
즐거운 날에도 마음을 앓는 시인들이 있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더 풍성하게 배워가는 거겠지요.
그래요.
시.. 곁에 두고 좀 더, 자주 읽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