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수) 가을의 소원
저녁스케치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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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마흔일곱,
나 앞으로 무슨 큰일을 할 것 같지도 않고
(진즉 그것을 알았어야지!)
틈나면(실업자라면 더욱 좋고)
남원에서 곡성 거쳐 구례 가는 섬진강 길을
머리 위의 굵은 밀잠자리떼 동무 삼아 터덜터덜 걷다가
거기 압록 지나 강변횟집에 들러 아직도 곰의 손발을 지닌
곰금주의 두툼한 어깨를 툭 치며
맑디맑은 공기 속에서 소처럼 한번 씨익 웃어보는 일!
이시영님의 <가을의 소원>이란 글이었어요.
그래요.
가을엔 그저, 어디여도 좋지요.
밀잠자리떼 동무 삼아
발길 닫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걸어도 좋을 가을.
그러다
넉넉한 가을 들녘 닮은 시골 아낙의 웃음도 만나고,
곰삭은 시골맛도 느껴보고.
가을엔 그렇게 - 바쁠 거 없이 떠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