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1 (월) 처음처럼
저녁스케치
20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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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가려고 아버지가
벽에 걸린 액자를 떼어냈다
바로 그 자리에
빛이 바래지 않은 벽지가
새 것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집에 이사 와서
벽지를 처음 바를 때
그 마음
그 첫 마음,
떠나더라도 잊지 말라고
액자 크기만큼 하얗게
남아 있다
안도현 시인의 글이었어요. <처음처럼>
오랜 액자를 떼어낼 때
보게 되는
때묻지 않은 하얀 벽지 자국처럼 -
살다보면 첫 마음을 다시 돌아볼 때가 있어요.
9월의 첫 날 - 오늘이 꼭 그런 날이 아닐까.
가을이 시작되고,
올해 남은 중요한 삼분의 일이 시작되는 오늘.
다시 첫 마음을 돌아봅니다.
새해 첫 기운, 그 순한 다짐들, 잊지 말아야지..
조그맣게 남은 하얀 자국처럼
아직 남은 그 첫마음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