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9 (화) 부부
저녁스케치
201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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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가장 비밀한 소리까지
함께 듣는 사람이 부부다
식탁에 둘러 앉아 나란히 수저를 들고
밥그릇 뚜껑을 함께 여는 사람
이부자리 달걀만한 온기에도
고마워할 줄 알고
저녁놀 속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하루를 떠나보내는 사람

적금통장을 함께 지니고
지금은 떠나 있어도 아이들 소식 궁금해 하는 사람
언젠가 다가올 가을 으스름 같은 노년과
죽음에 대해서도 함께 예비하는 사람
이 나무와 저 나무의 잎이 닿을 듯 닿지 않을 때
머리카락 스쳐간 별빛을 함께 기억하는 사람
이 나무와 저 나무처럼 가장 가까이 서서
먼 우레를 함께 듣는 사람


이기철 시인의 <부부>란 글이었어요.




세상 가장 다정하고 든든한 사이인 부부.
근데, 명절이 끝날 즈음엔
가장 든든한 “내 편”이 아니라
가장 얄미운 “남의 편”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서로 서운한 거, 속상한 거 있으시다면
이 저녁, 훌훌 털어내 보세요.
다시 알뜰살뜰한 “내 편”으로 돌아오기를..
서로 마음 헤아려주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