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목) 9월도 저녁이면
저녁스케치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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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분다
괄호 속의 숫자놀이처럼
노을도 생각이 많아 오래 머물고
하릴없이 도랑 막고 물장구치던 아이들
집 찾아 돌아가길 기다려 등불은 켜진다
9월도 저녁이면 습자지에 물감 번지듯
푸른 산그늘 골똘히 머금는 마을
빈집의 돌담은 제풀에 귀가 빠지고
지난 여름은 어떠했나 살갗의 얼룩 지우며
저무는 일 하나로 남은 사람들은
묵묵히 밥상 물리고 이부자리를 편다
9월도 저녁이면 삶이란 죽음이란
애매한 그리움이란
손바닥에 하나 더 새겨지는 손금 같은 것
지난 여름은 어떠했나
9월도 저녁이면 죄다 글썽해진다



강연호님의 글이었습니다, <9월도 저녁이면>



이른 추석 맞이로 분주하게 보내다보니,
9월도 어느새, 훌쩍 열흘을 넘어섰네요.
아직 한낮은 여름을 기억하지만
9월도 저녁이면 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노을도 생각이 많아져 오래 머무는 9월.
이제부터라도 9월을, 가을을,
마음 것 누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