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곶자왈을 아시나요?
저녁스케치
2014.08.18
조회 608
올 여름 휴가지로, 제주도 찾으신 분들 많으시죠.
제주의 자랑 한라산.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
세계가 인정한 명소들로 가득한 아시아의 보석 제주도.
근데.. 혹시, 제주 ‘곶자왈’은 들어 보셨나요?
곶자왈 -
‘숲’을 의미하는 ‘곶’에
‘자갈, 가시’를 의미하는 ‘자왈’이 더해져 생긴 이름인데요
용암들 위에 생겨난 숲이라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네요.
그리고 재미있는 이름만큼이나,
곶자왈엔 많은 매력이 숨어있답니다.
처음 곶자왈에 들어서면 종종 어수선하단 느낌이 받지요.
겉으로 뿌리를 다 드러낸 채
기이하게 암석을 휘감고 뿌리를 뻗은 나무들,
휘어진 나무들을 감고 오르는 덩굴식물들.
그것도 모자라 누구의 가지인지 모를 만큼,
있는대로 가지를 뻗어 서로 엉켜 있는 덩굴과 가지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보면
그 안에는 공존의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큰 나무 아래 가려진 그늘에선
오히려 주눅 들기보다,
그 어떤 숲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고사리와 이끼들이 자라는 곶자왈.
오랜 고목들의 뿌리에도 어린 이끼들이 겁없이 자라지요.
또 어지럽게 뻗은 덩굴과 가지들은,
조금 더 해를 보기 위한 경쟁이자 동시에
제주의 모진 바람을 견디는 든든한 동지애가 됩니다.
덩굴 식물에, 이끼들에, 또 이웃 나무 가지들에,
좀 귀찮아도 제 몸통을 내준 나무들은
그렇게 함께 제주의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그렇게 함께, 자라가지요.
검은 얼룩이 있는 모습이
때가 낀 거 같다고 해서 붙여진 “때죽나무”,
약용으로 쓰이는, 이름도 재밌는 “꾸지뽕 나무”
세계에서 유일하게 골고사리와 백양금 같은,
열대식물과 한대식물이 공존하는 곶자왈.
볼 것도, 맛 볼 것도 많은 제주도지만
언젠가 꼭 한번 -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을 걸어 보시죠.
천천히 걸으며
그 원시림의 매력에,
풍성한 생명과 공존의 아름다움에 빠져 보시길...
그 원초적인 생명이야말로,
우리가 모르거나 혹은 잊고 살았던 -
제주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