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수) 구석
저녁스케치
201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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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석이 좋다
햇살이 때때로 들지 않아
자주 그늘지는 곳
그래서 겨울에 내린 눈이
쉽게 녹지 않는 곳
가을에는 떨어진 나뭇잎들이
구르다가 찾아드는 곳
구겨진 휴지들이 모여드는 곳
어쩌면 그 자리는
하느님이 만든 것인지도 모르지
그곳이 없으면
나뭇잎들의 굴러다님이
언제 멈출 수 있을까
휴지들의 구겨진 꿈을
누가 거두어 주나
우리들 사랑도 마음 한 구석에서
싹트는 것이니까


이창건님의 <구석>이란 글이었습니다.



언제나 중심에 서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도 봐주는 이 없어도
구석진 곳, 그늘진 곳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있지요.
중앙으로 밀면 오히려 어색해하고
구석이 편하다며, 지그시 미소짓는 사람.
그런 구석을 볼 줄 아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삶의 구석으로 밀려난 이들,
그 아픔 헤아릴 줄 아는.. 구석 같은 사람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