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목) 항아리 속 된장처럼
저녁스케치
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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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뜸들여 깊은 맛 우려내려면
우선은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자는 거야
햇장이니 갑갑증이 일겠지 펄펄 끓는 성질에
독이라도 깨고 싶겠지
그럴수록 된장으로 들어앉아서
진득허니 기다리자는 거야
원치 않는 불순물도 뛰어들겠지
고것까지 내 살로 품어보자는 거야
썩고 썩다가 간과 허파가 녹고
내장까지 다 녹아나고
그럴 즈음에
햇볕 좋은 날 말짱하게 말린 몸으로
식탁에 오르자는 것이야


이재무님의 글이었어요, <항아리 속 된장처럼>



젊어서는.. 정말 그랬죠.
진득하지 못해 설익어 버리기를 몇 번,
그나마 그건 다행이게요.
부글부글.. 끓는 혈기 이기지 못해
소중한 것들을 다 망쳐 버린 적은 또 얼마나 많은지..
세월과 함께 잘 익어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래 삭혀 잘 익은 -
그래서 세상 살맛나게 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