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 (토) 절벽
저녁스케치
20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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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절벽이 있지만
부딪히기 위해 태어나는 절벽이 있다
더 충실하게 더 집요하게
부딪혀서 도달하는 경계가 있다
부딪히는 것은 받아주기 위한 절벽이 있듯이
그런 절벽은 온몸이 모서리다
그런 절벽은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그런 절벽은 온몸이 해답이다
흰 거품으로 부서진 파도가
이를 악물고 단단한 물로 돌아가듯이
그곳이 푸른 바다의 출발점인지도 모른다
소나무 한 그루가 절벽을 움켜쥐고 있다
이런 위태로운 生이 있다는 듯
처음에는 온몸으로 붙들었으리라,
나무는 가파른 난간에서
낙락장송처럼 외곬으로 푸르러 있다
수직으로 꽂힌 책표지 같은 경사면을
거미손으로 오르내리는 절벽의 내력을 읽는다
파도와 소나무의 존재 방식을 생각한다
이만섭 시인의 <절벽>이란 글이었습니다
인생의 지혜란, 예쁘게 포장된 선물이 아니죠.
부딪히고 또 부딪히며
때론 절벽처럼 깜깜한 현실에 주저앉으며
그래도 또 일어나 나가며 -
그렇게 최선을 다한 사람은 비로소 알게 됩니다.
내 생에 새겨진 상처가, 가장 빛나는 지혜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