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월) 여행
저녁스케치
2014.07.28
조회 785


떠나면 만난다
그것이 무엇이건
떠나면 만나게 된다

잔뜩 찌푸린 날씨이거나
속잎을 열고 나오는 새벽 파도이거나
내가 있건 없건 스쳐갈
스카프 두른 바람이거나
모래톱에 떠밀려온 조개껍질이거나
조개껍질처럼 뽀얀 낱말이거나
아직은 만나지 못한 무언가를
떠나면 만난다

섬 마을을 찾아가는 뱃고동 소리이거나
흘러간 유행가 가락이거나
여가수의 목에 달라붙은
애절한 슬픔이거나
사각봉투에 담아 보낸 연정이거나
소주 한 잔 건넬 줄 아는
텁텁한 인정이거나
머리카락 쓸어 넘기는 여인이야
못 만나더라도
떠나면 만난다

방구석에 결코 만날 수 없는 무언가를
떠나면 만나게 된다

산허리에 뭉게구름 피어오르고
은사시나무 잎새들
배를 뒤집는 여름날
혼자면 어떻고
여럿이면 또 어떤가?
배낭 매고 기차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 일이다




손광세님의 <여행>이란 글이었습니다.




그래요.
일단, 떠나고 보는 거예요.
떠나지 않으면 절대 모를 것들,
떠나지 않으면 절대 만나지 못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 지,
떠나 보면 아는 걸..
많이 챙기지 않아도 좋아요.
떠나고 싶은 마음 하나면, 이미, 여행은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