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1 (금) 깔딱 고개
저녁스케치
2014.08.01
조회 626



내 몸의 무거움을 비로소 알게 하는 길입니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느리게 올라오라고
산이 나를 내려다보며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
이리 고되고 숨 가쁜 것 피해 갈 수는 없으므로
이것들을 다독거려 보듬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나무둥치를 붙잡고 잠시 멈추어섭니다
내가 올라왔던 길 되돌아보니
눈부시게 아름다워 나는 그만 어지럽습니다
이 고비를 넘기면 산길은 마침내 드러누워
나를 감싸 안을 것이니 내가 지금 길에 얽매이지 않고
길을 거느리거나 다스려서 올라가야 합니다
곧추선 길을 마음으로 눌러 앉혀 어루만지듯이
고달팠던 나날들 오래세월 지나고 나면 모두 아름다워
그리움으로 간절하듯이
천천히 느리게 가비얍게
자주 멈춰 서서 숨 고른 다음 올라갑니다
내가 살아왔던 길 그때마다 환히 내려다보여
나의 무거움도 조금씩 덜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편안합니다


이성부 시인의 <깔딱 고개>란 글이었어요.




여름은, 8월은, 넘기가 참 힘든 날들이죠.
산행으로 치면 고갯길 정상을 막 앞둔,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닐까...
하지만 바꿔 말하면,
가슴 탁 트인, 쉬어갈 순간이 금방이란 얘기도 되겠지요.
그래요.
조금만 더 힘을 내 보기로 해요.
정상에 서 돌아보면
그저 다 아름답고 그리운 시간들이니...
이제 살만하다.. 싶은 순간, 금방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