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2 (토) 무지개를 사랑한 걸
저녁스케치
201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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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것없음이
그 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눈 멀었던 그 시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기쁨이며 어여쁨이었던 걸
길이 길이 마음에 새겨두자



허영자님의 글이었어요, <무지개를 사랑한 걸>



딱지와 구술 몇 개, 머리핀 두어개, 예쁜 옆서 몇 장..
어릴 적 애지중지 모으던 보물 상자 있으시죠.
그땐 정말,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게 소중했는데
나이 들어 보면 잡동사니 같아 보이죠.
사랑도 그래요.
찬란했던 사랑도 지나고 보면 왜 그리 유치한지..
하지만, 그 순간들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죠.
무지개처럼 홀연히 사라진 시간들일지라도,
그토록 찬란한 순간이 있었음을,
그 순수하고 예뻤던 마음을, 잊지 않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