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6 (수) 차가운 사랑
저녁스케치
201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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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사랑이
먼 숲을 뜨겁게 달굽니다
어미 곰이 애지중지 침을 발라 기르던
새끼를 데리고 산딸기가 있는 먼 숲에 왔습니다
어린 새끼 산딸기를 따 먹느라 어미를 잊었습니다
그 틈을 타 어미 곰, 몰래 새끼 곁을 떠납니다
어미가 떠난 곳에
새끼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놓였습니다
버려야 할 때 버리는 것이
안아야 할 때 안는 것보다
더욱 힘들다는 그 길이,
새끼 앞에 먼 숲이 되어 있습니다
탯줄을 끊어 자궁 밖 세상으로 내놓던,
걸음마를 배울 때 잡은 손을 놓아주던,
차가운 사랑이
먼 숲을 울창하게 만듭니다
정세훈님의 <차가운 사랑>이란 글이었습니다.
그래요.
뜨겁게 안는 것도,
차갑게 놓아주는 것도, 다 사랑이지요.
사랑할 때와 놓아줄 때를
잘 구분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일의 이별 연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랍니다.
그 깊은 등 뒤의 사랑이.. 세상의 지경을 넓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