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거닐다 - '사이'좋게
저녁스케치
2014.07.21
조회 915
누구든 혼자인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요.
설령, 혼자가 좋아도
혼자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사람인 걸요.
알게 모르게 나와 너, 우리 -
그리고 자연과 그 너머까지 이어져 살아가는 우리.
이렇듯 사람이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건
‘인간’이란 단어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사람 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데,
그 뒤에 ‘사이 간(間)’자가 붙는 건
사람이란 근본적으로,
혼자일 수도, 혼자여서도 안되는 존재라는 걸 일깨워주는,
오랜 지혜인지도 모르겠어요.
인간, 외에도 사이 간자가 붙는 단어들이 있죠.
공간이 그렇고, 시간이 그렇구.
근데 가만 보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시간과 공간 또한,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죠.
무엇이든 과거를 떼어놓고 현재를 논할 수 없듯,
다가올 미래 또한, 지금의 모습과 이어져 있지요.
공간도 그래요.
혼자 떨어져 있는 듯 보여도
모든 공간들은 서로 연결돼 함께 존재하지요.
알든, 모르든,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 시간들, 공간들.
그러고 보면 인생을 잘 사는 방법도,
어렵지 않단 생각이 듭니다.
윤제림 시인의 <행복한 사람>이란 글에서,
답을 찾아볼까요.
“행복한 사람은
모두 '사이 간間' 자가 붙은
시간, 공간, 인간,
이 세 단어와 사이가 좋은 사람.
세상에 갑자기 생긴 것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사람,
홀로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 사람,
사람은 혼자선 살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행복한 사람. “
그래요.
당신과 함께, 세월과 함께,
사이좋게 나이 들어가는...
행복한 사람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