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7 (금) 혼자 사랑
저녁스케치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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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
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
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꽃이 피기 전 단내로 벋어오르는 찔레순 같은
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 안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
어쩌면 두고두고 한번도 말 안하고
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도종환 시인의 <혼자 사랑>
옷깃만 스쳐도 두근두근
존재만으로도 그저 행복했던
고독을 주는데도 마냥 좋았던 사람.
행여나 좋아한다고 말했다간
영영 만날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끝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았던 사람.
나 혼자만 아는 그런 사랑이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