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7 (금) 퇴근길
저녁스케치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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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떨어진 낙엽을 주워
가을을 담았습니다
붉은 노을에
가을은
더욱더 곱게 물들고
스치는 바람은
오시는 겨울 손 잡고 옵니다
하얀 겨울엔
많이 아파한 우리들
포근한 솜이불 위에
접은 날개 활짝 펴
마음껏 뛰놀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떠나기 전
아파한 만큼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아파한 만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하늘이 나를 토닥여주네요
두 손 모아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박진표 시인의 <퇴근길>
거리에 푸릇한 낙엽을 남긴 채,
미완의 가을이 떠나갑니다.
그런 씁쓸한 가을의 뒷모습에
생각이 많아지는 퇴근길.
너무 안일하게 사는 건 아닐까,
완생을 위해 더 열정적으로
삶을 불태워야 하는 걸까.
하지만 고민도 잠시,
하루를 잘 보내고 무사히
가족의 곁으로 향하고 있음에,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드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