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9 (목) 어디로 가야 하나
저녁스케치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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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돌듯 억 겹의 세월
털어 내지 못한 많은 삶에
잔상들이 목 놓아 흐느낍니다
스쳐 간 많은 날의 눈물이
가슴에 타고 남은 재가 되어
이제는 아픔도 무뎌져만 갑니다
가슴 아파지는 추억 저편에
내 마음에 너를 묻을 수 있다면
지는 낙엽 보며 울지 않았겠지요
길 나서면 오라는 곳은 없어도
어디론가 한없이 떠나고 싶은데
갈 길 몰라 이정표 앞에 서성입니다
성경자 시인의 <어디로 가야 하나>
단풍이 채 들기도 전에 떨어지는
마른 나뭇잎을 보니 쓸쓸함이 밀려옵니다.
끝내 이루지 못한 일
마음에서 밀어내야 했던 인연
영혼을 콕콕 찌르는 가시 같은 기억들
가을 감성에 지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낙엽에 길을 잃고 추억 속에서 서성이는 걸 보니
올해도 가을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