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1 (금) 새로운 맛
저녁스케치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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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모금
마시기 힘들어하는 내게
어느 날
예쁜 영양사가 웃으며 말했다

물도 음식이라 생각하고
아주 천천히 맛있게
씹어서 드세요

그 후로 나는
바람도 햇빛도 공기도
음식이라 여기고
천천히 씹어 먹는 연습을 한다

고맙다고 고맙다고
기도하면서

때로는 삼키기 어려운 삶의 맛도
씹을수록 새로운 것임을
다시 알았다

이해인님의 <새로운 맛>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한데, 인생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데다,
마주하는 일들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지난 일들을 곱씹어보면 다른 느낌으로 와닿습니다.
고통이 달디단 열매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성공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하지요.

그래서 지금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천천히 꼭꼭 씹으면 뭐든 부드러워지고
본연의 맛이 느껴지기 마련이니까.

그렇게 오늘도
인생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