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던 사랑이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없었으면 그 험한 질곡의
세월을 어찌 견뎠으려나
가을이 올 거라는 믿음처럼
우리의 일상도 그런 희망
하나쯤 품었었기에
나의 길을 걸어와 가을 앞에 섰다
가을비가 내린다
우산을 써도 비에 젖고
마음엔 빗물이 흐른다
가을비 오는 길에 서면
마음은 그리운 곳으로 기운다
그리운 이를
그리워하는 가을이다.
이현천 시인의 <가을비>
종일 내리는 비에
그리움의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저녁이 되니 빨간불이 깜박깜박,
위험 신호에도 끝없이 차오르더니
결국 넘쳐버려 눈물이 되어 흐릅니다.
누가 뭐래도 가을비는 그리움,
짙은 그리움과 함께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