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렸던 가슴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고
만추를 느껴 봅니다
화사했던 단풍마저
초라한 낙엽이 되어
거리를 떠도는
쓸쓸한 모습을 보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미움을 내려놓고
고집도 내려놓았습니다
낙엽에 머물러 있는
그리운 얼굴은
그저 잠시
잊으려고 합니다
가을이 떠날 때까지
김수용 시인의 <가을이 떠날 때까지>
새 생명을 위해 스스로 떨어지는 단풍잎처럼
삶의 무거움을 하나씩 놓아 봅니다.
미처 놓지 못했던 그리움 하나
내내 마음을 괴롭히던 욕심 하나
남 탓과 원망을 부르는 미움 하나
떠나는 가을에 모두 실어 보내렵니다.
말간 마음에 다시 희망과 사랑이란
새싹이 돋아날 수 있도록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