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22 (금) 흔들리는 것들
저녁스케치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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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나희덕 시인의 <흔들리는 것들>


하찮아 보이는 생명이라 할지라도
각각 나름의 삶의 무게가 있을 겁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휘청거리면서도
제 자릴 지키는 생명들처럼
함부로 쓰러지지 않기로 해요.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단단한 심지를 지닌 우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