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27 (수) 빨간약 미란이
저녁스케치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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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한 달에 한 번 봉사하러 가는 고아원
미란이는 내 막내 동생과 동갑인 꼬마
오늘은 미란이가 빨간약을 고아원 여기저기 칠했다고
선생님이 한숨을 휴우우
무릎에도 발등에도 뺨에도 손등에도
미란이는 빨간약투성이
엄마와 나는 미란이를 목욕시켰다
웬일인지 엄마가 조금 울었다
목욕 마친 미란이가 빨간약 들고 엄마에게 다가와
“아프면 말해요. 엄마 호오 해 줄게요.”
나는 미란이가 우리 엄마를
진짜 엄마로 여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란이는 정말 예쁜 동생이니까
김선우 시인의 <빨간약 미란이>
마음이 아플 때 빨간약은 마음,
사람에게 받은 상처에 빨간약은 사람.
또, 오랜 마음의 흉터와 지친 마음을
아물게 할 수 있는 것 역시 사람일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배려하는 마음과 다정한 말로
언제나 서로에게 빨간약이 되어주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