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6 (수) 문득문득 떠오르는
저녁스케치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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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맨날 말조심 또 말조심하고 살아야. 벽에도 귀가 있다니께. 하늘이 두 조각 나더라도 사람 가슴에 못 박는 말은 절대 하지 말고. 우쨌거나 말 함부로 내뱉으모 하는 일마다 자꾸 꼬인다 카더라. 그라고 오데 가서 함부로 남 욕하는 소리 듣거들랑, 집에 얼릉 가서 귀를 싹싹 씻고. 못 볼 거 보거들랑 눈도 싹싹 씻어야제. 이렇게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모 하늘이 감동한다니께. 그라이 맨날 몸과 맘을 깨끗하게 섬겨야 한대이. 늙은이 말이라꼬 잔소리로 듣지 말고 가슴에 새겨 놓거라이. 알것제.

서정홍 시인의 <문득문득 떠오르는>


하는 일마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인데
믿었던 사람에게 실망까지 하고
사는 게 참 버겁다 싶은 날이면,
어릴 적 어른들의 당부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잔소린 줄 알고 건성건성 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하나도 거를 것 없던 지혜의 말들.

유난히 힘들었던 오늘,
흩어진 그 말들을 한데 모아 가슴에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