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1 (월) 불볕
저녁스케치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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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팠는가

그대의 고통 속에서
품어져 나오는 한숨이
모든 걸 녹이고 있어

열정으로 치달아 쏟아진
그 열기도 감당하기 어려워

쏟고 쏟아서 모든 걸 태워
하얀 잿더미로 만들어 놓은들
그대의 속만 더 타들어 갈 텐데

이제 그만 멈추기를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그 빨갛다 못해 검게 타버린 속을
어루만져 다독여 주고 싶어

살아내는 거 살아간다는 거
녹록지 않다는 거
삶이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한현희 시인의 <불볕>


타들어 가는 우리 속도 모르고
뜨거운 열기를 더하며
화를 돋우던 철없던 여름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지,
언제부턴가 결이 조금 다른
차분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그 바람 따라서 지치는 불볕더위도,
불볕 같은 하루하루의 고됨도,
이제 그만 물러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