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24 (목) 삶을 그리다
저녁스케치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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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재잘대는 새소리
요란하게 울려대는 알람 소리
눈 부신 햇살은 어느새 나의 잠을
깨우듯 볼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구수한 된장찌개가 끓는 동안
밥솥의 추는 어지럽게 흔들거리고
사랑의 양념이 들어간 반찬도 뚝딱
가만히 입가에 미소를 지어본다.
오늘도 삶의 향기 한 움큼을 찻잔에 넣어
마시는 한잔의 여유가 행복처럼 느껴지면
계절의 품속에 한발씩 발자국을 새기면
나의 삶은 야무지게 익어간다.
성경자 시인의 <삶을 그리다>
한때는 마치 풍경화를 그리듯
이것저것 일상에 많은 것을 채우려고 했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하루가
여백이 더 많은 수묵화를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날은 커피 향이 주는 잠깐의 여유에
저녁이면 밥 짓는 연기 속의 단내만으로도
때론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거든요.
인생의 여백을 채워주는 작고 야무진 행복들,
오늘도 소소한 일상에 그런 행복 하나를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