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30 (수) 무쓸모
저녁스케치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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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날 보면
쓸모가 없다고 한다

쓸모가 없다니 정말 다행이다
쓸모가 많아서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
내가 가진 가장 중요한 쓸모가 뭔지 잊어버릴 거다
발견되지 않은 나만의 쓸모는 그래서 안전하다

안전한 날들이 쌓여서
어느 날
먼지 한 톨에도 기쁨을 나눌 수 있게 된다면
그때서야 발견할 것이다
나만 가진 쓸모를

신지영 시인의 <무쓸모>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을 숱하게 듣던 우리지만,
쓸모없이 정이 많던 친구는 선생님이 되고
쓸모없이 먹성 좋던 친구는 요리사가 되고
쓸모없이 상냥하던 친구는 상담사가 되고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되어
가족과 함께 알콩달콩 살아가지요.
그렇게 저마다의 쓸모를 찾아가는 여정,
그게 바로 인생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