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3 (목) 이 세상 끄떡없다
저녁스케치
20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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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텔레비전을 좋아하고
아버지는 담배 피우기를 좋아한다고
어머니는 불을 지피면서도
잔소리를 빠뜨리지 않으시지만

나뭇가지는 날마다 새로운 바람을 맞고
염소는 입 하나로 우리의 손일보다 재빠르고
내 친구 은미는 줄넘기를 잘하고
병인이는 늘 숙제가 밀리고

그래도 이 세상 끄떡없다.
다 다른 마음으로 살아도
이 세상 끄떡없다.

임길택 시인의 <이 세상 끄떡없다>


생긴 것도 기질도 제각각이니
생각이 같기는 하늘의 별 따기.
모두 제멋대로, 마음 가는 대로지만
톱니바퀴 맞물리듯 아무 일 없이
세상이 척척 돌아가는 건,
각자 할 일을 잘하고 있다는 거겠지요.
부족한 건 도움 받고, 넘치는 건 나누고,
기다려주고, 끌어주며 그렇게 더불어 살아요.
그럼 그 어떤 일에도 끄떡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