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5 (토) 생각 믿기
저녁스케치
2023.08.05
조회 614

힘을 풀라고 했다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무거워져 가라앉는다

찬물에 삶은 면을 풀어내듯
두 팔을 저어보라고

마음이 물결이 되는 느낌으로

수심은 잴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지

물도 사람도
냅다 누워버리면 그만

깊이는 알려 하지 말고
잉크를 떨구듯

가끔은 핏방울처럼
조금은 파도처럼

어떤 발버둥은
어떤 파장이 될 수 있다

깊어지려 하지 말자

깊이 없는 다짐이
나를 살리고 뭍으로 인도한다

유수연 시인의 <생각 믿기>


힘을 빼야 물 위에 뜰 수 있듯
생각도 마음도 힘을 빼야 가벼워집니다.
어렵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힘을 빼봐요.
누가 아무리 큰 돌멩이를 마음에 던진다 해도
아주 잠시 옅은 물이랑만 일다 지나가도록.
가볍게, 가볍게, 생각을 비워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