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7 (월)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저녁스케치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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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던 자리에는 너의 얼룩이 남는다
강아지 고양이 무당벌레 햇빛 몇 점
모든 존재는 있던 자리에 얼룩을 남긴다

환하게 어둡게 희게 검게 비릿하게 달콤하게
몇 번의 얼룩이 겹쳐지며 너와 나는
우리가 되었다

내가 너와 만난 것으로 우리가 되지 않는다
내가 남긴 얼룩이 너와
네가 남긴 얼룩이 나와
다시 만나 서로의 얼룩을 애틋해할 때
너와 나는 비로소 우리가 되기 시작한다

얼룩이 얼룩을 아껴주면서
얼룩들은 조금씩 몸을 일으킨다
서로를 안기 위해
안고 멀리 가면서 생을 완주할 힘이 되기 위해

김선우 시인의 <그러니까 사랑은, 꽃피는 얼룩이라고>


살아온 날들이 남긴 상흔을
인고의 꽃이라고 보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라며 귀하게 여겨주는 사람,
고마움에 나 역시 모든 흠결을 품어주게 되는 그런 사람.

그렇게 서로에게 고운 꽃물 들이며 우리가 되는 순간,
가시밭길 같던 인생에 환한 꽃길이 펼쳐질 테니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