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2 (수) 멋진 당신
저녁스케치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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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끝낸 널찍한 식탁 위
하얀 LED 불빛을 위로하고
아내가
글씨 작은 두꺼운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코끝에 걸터앉은
도수 높은 돋보기가 읽어주는 글씨를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마디 굵은 손으론 열심히 쓰며
힘든 살림 고된 직장 생활이 많이 힘들 텐데
감기는 눈 비벼가며
요즘 애들이 잘 쓰는 말로 열공하고 있다
즐겨 시청하던 TV 드라마 예능 프로도 멀리 한 채
뭔가에 열중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원하는 결과까지 얻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텐데
그 멋진 결과를 위해 나도 기도 할게요
박광현 시인의 <멋진 당신>
제2, 제3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출발점에 선 그대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를 거예요.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그런 의심은 말아요.
눈도 침침하고, 돌아서면 깜박깜박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걸요.
물론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겠죠.
하지만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답니다.
용기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하고
충분히 멋지다는 걸, 그대가 알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