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9 (수) 여름밤 꿈
저녁스케치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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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에
몸이 더운 사람들은 창문을 열고 잠을 자겠죠.

달빛은
사람들 이마에 잠깐씩 스몄다 가고
또르르또르르 풀벌레 소리
사사삭사사삭 나뭇잎 소리
사람들 귓속으로 흘러들겠죠.

그러면 나는 알고 싶어요.
그때에 사람들은 무슨 꿈을 꿀까요?

그러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엄마 잃은 새끼 고양이의 가는 울음과
술 취한 아저씨가 불러 대는
한숨 섞인 노랫소리 들려오겠죠.

그러면 나는 또 알고 싶어요.
그때 사람들은 또 무슨 꿈을 꾸는지.

정유경 시인의 <여름밤 꿈>


활짝 열린 여름밤 창문 너머엔
늦은 퇴근을 하는 사람들의 고뇌가 가득합니다.

인간관계에 지치고, 갈수록 버거운 밥벌이에,
내일도 오늘처럼 힘들면 어쩌나 하는 걱정들을
한숨과 뒤섞인 노래 한가락으로 쏟아내지요.

그 서글픔을 아는지
모처럼 먹구름이 걷힌 오늘,

오늘 밤엔 모두가 달빛, 별빛을 닮은
그런 예쁜 꿈을 꾸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