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0 (토) 꽃차 같은 친구
저녁스케치
2023.06.10
조회 579
쪼글쪼글 말라붙은 꽃잎차
뜨거운 물 부으니 쭉 쭉 쭉
구겨졌던 속 다 드러낸다
꽃술도 꽃잎도 색깔도
기지개 켜듯이 샅샅이
친구야,
너는 무엇을 부었을 때
동백꽃보다 더 활짝 피어날 것 같니?
나는, 네가 내게 쏟아질 때
벌레 먹은 속내까지
속속들이 다 펴지는데
울음도 웃음도 몽땅 터지는데
권애숙 시인의 <꽃차 같은 친구>
친구들과 만나 징하게 수다를 떨 때가 있어요.
꽃차의 꽃이 피듯 시든 마음 꽃이 다시 필 때까지 말예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보면 어느덧 헤어질 시간.
그중 수다쟁이 친구가 아차 싶어 말합니다.
“미안 내 얘기만 했네~ 너흰 어때? 다음엔 입 꾹~”
입술에 지퍼 채우는 시늉을 하는 친구의 행동에
모두 ‘하하하’ 목젖을 보이며 한바탕 크게 웃습니다.
그렇게 모두의 마음에 꽃잎이 활짝 피어나면,
집으로 가는 내내 다시 긴 수다가 이어지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