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2 (월)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저녁스케치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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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병 걸려 반년
병원에 엎드려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풀려나온 날
사람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다
왜 내가, 살려줘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해야지 저쪽에서 거꾸로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인사하는 걸까?
그때는 그것이 궁금했었다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구나 싶었다
같이 밥 먹어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이 세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이 얼마나 눈물겨운 세상인가
이런 세상
깨우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낯선 이의 친절에,
훈훈한 사는 이야기에,
병마를 이겨낸 사람을 봐도,
소소한 일상에도 뭉클해집니다.
모두 내 일처럼 그저 고맙다,
또 고맙다, 하게 되지요.
그렇게 고마운 일이 많아지니
매 순간이 보석처럼 빛이 납니다.
오늘도 무탈하게 잘 살아준
모두에게 고맙고,
지금 빛나는 이 순간,
그대가 있어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