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2 (목)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
저녁스케치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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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한 포기
꽃처럼 피었다
시들면
떨어지는 꽃잎 같지만

꽃 피고
잎 모양 무성할 때
보이지 않던 나뭇가지
살포시 고개 들며
굿 굳이 자태를 뽐내는 요즘

비바람 흔들려도
쉽게 꺾이지 않는
너만의 힘을 자랑하듯
사계절 견디어
가지 사이 달 뜨고 별 반짝반짝

삶 속에서
하루하루 나이 먹고
모자람이 터질 듯
욕심 없이 산 다 는 게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와 같다.

오석주 시인의 <녹음이 짙은 나뭇가지>


모든 계절 꽃이 피고 지는 동안
묵묵히 배경이 되어주는 나무들.
그렇게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살다
곱게 단풍물 머금고 미련 없이 떠나는
그 초연한 모습을 무척 닮고 싶었지요.
나무처럼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편해질 텐데
그게 늘 어찌나 어려운지.
고민, 고민하다 결국 알아볼 수조차 없는
티끌만한 욕심 하나, 먼저 내려놓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