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8 (수) 쿨하게 보내 줄게
저녁스케치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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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둠에서는 <진달래꽃>을 우리 버전으로
재해석해 봤어요.
만약에 내가 싫어서 가 버리겠다고 하면
그냥 쿨하게 보내 줄게.
게임머니나 데이터 선물해 줄게.
내가 보낸 데이터 많이 많이 쓰면서
나를 잊어버려도 괜찮아.
내가 싫어서 가 버리겠다고 하면
그냥 쿨하게 보내줄게.
이번엔 쫌 오래갔으면 했지만.
‘만약에’라는 말로 나를 떠보지 마.
‘만약에’라고 했지만
‘가 버리겠다’는 말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기 시작했어.
참, 이상하지?
말 한마디가 우리 사이에 어떤 파도를 일으키는지.
‘만약에’라는 말도
‘내가 싫어 가겠다’는 말도
나를 향해서 함부로 내뱉지 마.
나도 ‘쿨하게 보내 준다’는 말 절대 꺼내지 않을게.
어, 이거 누가 썼어요?
우리 모둠에 이별의 아픔을 겪은 시인이 썼어요.
누구죠?
비밀이에요.
남의 아픔을 이용하려 들지 마세요.
양영길 시인의 <쿨하게 보내 줄게>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가
세월이 흘러 ‘쿨하게 보내 줄게’가 되어도
우린 사실 쉽게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해요.
정이 든 물건 하나 버리는 것도 힘든데
사람이나 사랑을 잃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죠.
그런데 쿨하게 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무엇이 됐든 연은 거기까지라고 받아들여야
새로운 길도, 인연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