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25 (목)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저녁스케치
2023.05.25
조회 506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애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벗어나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숨어 있던
그대만을 위해 쓰여질
그 어떤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대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여전히 그대에게
사랑한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 밖에는,
그 어떤 그리움의
말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언제나
그대에게 쓰는 편지의 시작은
사랑하는
보고싶은
하지만 그 마음 너무나도
따뜻한 그대이기에
그대를 위해 쓰여진
내 평범한 언어들은
그대 마음 속에서는
별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가 됩니다.
유미성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어릴 땐 하고픈 말은 많은데
무슨 말부터 적어야 할지 몰라
편지지와 눈씨름을 하곤 했었죠.
너무 진부해서, 너무 앞서가서,
글씨가 맘에 안 들어서 버리고 또 버리고.
결국 밋밋한 언어로 보통의 안부를 전하고는
마음이 전해질까 마음 졸였던 순수의 날들.
나도 잘 지낸다는 말, 보고 싶다는 짧은 답장이
시가 되어 마음에 흐르던 그때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