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30 (목) 그냥
저녁스케치
2023.03.30
조회 523
세상이 안달이 나 서로
지지고 볶을 때에도
내가 가진 가장 한미하되
꿋꿋한 말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같이하지 않아도
끄덕끄덕 혼자서
자라는 말
누군가에겐 영양가 하나 없는 헛것 같아도
공기처럼 마시지 않으면
못 살겠는 말
남몰래 길러온 그 가슴
그 설렘은 쉽게 죽지 않는다고
무심코 툭,
던져오던 말
너에 기대어
내 오랜 서성임은
미지의 꽃잎을
꿈꾼다
기다림 속 나는 언제나
꽃 피우고 있다
김군길 시인의 <그냥>
많이 보고 싶었다는 말도 그냥 보러 왔어.
참 힘든 하루였단 말도 그냥 그랬어.
널 위해 준비했단 말도 그냥 해봤어.
딱히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때도 그냥.
복잡한 마음을 간결하게 끊어낼 때도 그냥.
가벼운 듯 결코 가볍지 않은 그 말에
오늘도 잠깐 기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