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3 (월) 지금부터다
저녁스케치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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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치는 날
무수히 찍은 물음표들
수 없이 넘어지면서도
견디고, 견디고 이겨내니
새소리 바람 소리
햇살 속삭임에 걷히는 어둠
그래 지금부터다

손톱 밑 벌겋게 버둥거리며
떠날 것은 보내고 머물 것은 남기니
숨, 조금씩 조금씩
놓고 싶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흔들리는 대로 정처 없이
한 가닥 지푸라기마저 가슴 태우는
숨기고 움켜쥔 고단 속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아
제 몫을 견디며 온전하게 비우니
스멀스멀 피어나는 여유
그래 지금부터다

강보철 시인의 <지금부터다>


한 번이라도
쓰러져본 사람은 압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한 번이라도
모든 것을 잃어 본 사람은 압니다.

다시 제자리를 찾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하지만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해
결국 다시, 다시... 주문을 외며 일어나지요.

그래요. 힘들지만 우리,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