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7 (금) 계절병
저녁스케치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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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 둔 창문 사이
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공연히 마음만 스산하다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 때쯤이면
집 떠나온 사람처럼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뭉클하게 밀려오는 건 계절 탓이렷다
누가 그리워 그 무엇을 못 잊어서
잠을 못 이룰까?
내게 주어진 내 삶을 사랑한다
내 주변도 사랑한다
내게 딸린 옵션들도 사랑한다
나와 같이 한 인연도 사랑한다
인생은 길고 긴 긴 여행이다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고 싶다
어둠이 깊어 고요가 찾아들 때면
하루에 늘 감사한다
김남식 시인의 <계절병>
계절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음의 감기.
꼼짝 없이 앓아야 낫는 계절병이란 걸 알기에
짙은 노을 속에서 마음이 길을 잃어도
충분히 방황하도록 그냥 내버려 둡니다.
그러다 새삼 모든 것이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
마음의 감기도 거짓말처럼 사라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