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8 (토) 황혼의 호숫가에서
저녁스케치
2023.04.08
조회 571

황혼이 호수에 잠겨
물고기가 입질을 하면
둥근 파문은 여기저기서 일고
그물 내리는 고깃배는 물꼬리를 달고
멀어져 가는데
산비둘기는 숲에서 구구 울고
하늘엔 솔개의 유유한 비상
산 그림자에 묻힌 나는
그리움에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
마음은 어느덧 하늘가에 머물고
아련히 떠오르는 얼굴 하나
구름에 새겨본다
황량한 호숫가 바람의 길목에서
애절한 노랫가락 흥얼대다 보면
언뜻 부는 바람도 젖은 눈시울 스쳐가며
이제는 그리운 이도 잊으라 한다

박광호 시인의 <황혼의 호숫가에서>


추억 앞에선 눈망울이 반짝반짝,
아이처럼 재잘재잘 말이 많아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먹으며 산다는데,
그리움 뒤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깊은 외로움.
그래서 가슴이 먹먹해져 올 때면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옛 노래 한 소절에 실린 추억 한 자락이
노랫가락을 따라 저 멀리 흘러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