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7 (월) 봄밤에 쓴 편지
저녁스케치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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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 속에 알알이 맺혀 있는
그리움을 풀어놓고
태산처럼 쌓여 있는
보고 싶은 마음을 꺼내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다가
스치는 봄바람에
당신 안부가 궁금해서 연필을 들었습니다
잘 지내시는지
무슨 일은 없는지
당신 얼굴 떠올리며
써 내려가는 편지지 위로
왈칵 달려드는 당신의 향기는
가슴 언저리에 걸터앉아
눈물비를 봄비처럼 뿌립니다
창가에 비친 가로등 불빛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요한 적막을 뚫고
어렴풋이 들려오는 당신의 목소리는
사랑하다
보고 싶다
그립다
귓전에 쫓아와 속살거리는데
어느새 자명종 소리는 아침을 알리고
밤새도록 그리움을 끌어안고
당신 마음 비비며 쓴 봄 편지에
진달래 꽃잎우표 고이 붙여
봄 향기에 실어
사랑하는 당신에게 보내렵니다.
유필이 시인의 <봄밤에 쓴 편지>
싱그러움 가득한 초록빛 거리를 걷다가
이름 모를 꽃향기에 걸음을 멈추게 되는 봄날.
시원한 바람 따라 나선 산책길에서
문득 떠오른 이름 하나.
차마 안부를 물을 수는 없어,
그 사람도 이런 예쁜 봄 속에 있기를...
혹여 힘들다면 빨리 인생의 봄날이 오기를...
간절한 마음만 꽃바람에 실어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