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7 (화) 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
저녁스케치
2023.03.07
조회 592

세상을 산다는 게 문득 외로워져
집을 나와 겨울거리를 걸어보니
차가운 바람에 한기를 느끼며
그 동안 나의 몸을 따스하게 감싸주던
두터운 외투에게 고맙고
외투가 없으면 춥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내 몸에게도 고맙다

사랑에 실패한 후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의 소중함을 알게 해 준
이별에게도 고맙고
쓰린 이별 덕분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 머리 위에서
무너지지 않고 든든하게 서 있는
푸른 하늘에게도 고맙다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흐려져
비가 내릴 것 같은 하늘을 느끼며
인생을 산다는 건
행복하다가도
문득 흐려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알려준 하늘에게
다시 또 고맙고
그걸 느낄 수 있게
하늘을 바라 볼 수 있는 여유를 주신
하느님께도 감사한다

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
이 세상은 고마운 것 투성이다

김종원 시인의 <고맙다, 고맙다, 다 고맙다>


마음 달랠 노래가 있어 고맙고,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고맙고,
여기저기 불편해도 크게 아픈 곳이 없어 고맙고,
힘들다 말하면 들어 줄 사람이 있어 고맙고,
고단한 하루 끝에 돌아갈 집이 있어 고맙고.
새삼 모든 것이 고마운 저녁입니다.